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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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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mi Yang
클로드에게 일을 하나 시켜두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커피를 내리고 바닥에 던져둔 수건들을 개면서 생각했다. AI 요놈은 재밌고 쉬운 일 하면서 노동은 안해준다고. 올해는 정말 정신없이 업데이트 되는 llm 서비스들을 실행해보면서 내 입맛에 맞는걸 찾아내고, 마구잡이로 생겨나는 AI 서비스들을 구경하다가 한 해가 지나간 느낌이다. 프론트 개발자로서 사실 개발이 너무 쉬워졌다. 괜히 바이브 코딩이 열풍인건 아닌 것 같다. 덮어놓고 개발하는건 프로그램 구조나 퀄리티를 엉망으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구현만 되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쓰고 수정할 부분을 끈질기게 요청하면 꽤 괜찮은 퀄리티의 상태로 만들어준다.
워크
지금 회사에서는 AI보다 코딩 잘하는거 아니면 이제 손으로 코딩하지 말고 AI로만 하라고 하는 분위기고 적극적으로 여러 플랫폼을 결제해줘서 사용해보고 있는데 클로드 코드 짱이다..! 커서 한참 잘 썼었는데 안쓰고 vscode에 Clade code for vs code, extension 설치해서 사용중인데, 큼직하게 옆에두고 대화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

맥락을 이어가고 싶으면 하나의 탭에서 계속 작업하면 되고, 중간에 브랜치를 전환해야하면 새로운 탭을 열어서 맥락을 변경해서 사용하면 된다. 여러모로 편리한 세상이다. 긱뉴스를 주로 보는데, 오늘 GeekNews - 바이브의 해 이 글을 읽고 오랜만에 글을 써보고 있다. 내용이 내가 느끼는 현실과 비슷하고 저자가 llm을 2년 동안 기계로만 보기를 훈련했지만 실패했다는 내용에 공감된다. 나 역시 점점 llm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고, 가끔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 ㅋㅋ 같은 단어를 입력하면 클로드도 그럴 수 있다고 ㅋㅋ 를 사용하는데 사람 같다고 느끼는걸 넘어서서 공감 잘해주는 친구 같다고 느껴버림. 그리고 씨름하던 문제를 해결하거나 귀찮은, 테스트 들을 만들어주면 고맙다고 인사도 하게 되는데 저자도 같은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뭐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가져가고 있다고도 생각했다.
연말이라 셀프 성과 평과를 작성중이고 또 호주에서는 이제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직업에서 개발자가 제외되었다는 릴스를 봤다. 들리는 무수한 이야기들과 llm을 매일 체험하고 있고, 업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커리어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도 고민이 된다. 올해 로그프레소라는 지금의 회사를 왔고 나는 개발2팀이다. 우리팀은 백엔드9에 프론트2. 프로그램의 엔진 부분을 다루고, 장애 발생 원인을 파악/해결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프로젝트에 투입되어서 프론트 업무를 주로 맡고 있지만, 팀의 정보와 의사소통이 굉장히 오픈되어 있어 배울 수 있는게 많았던 올해였다. 사실 올초에 과제를 했었던 레몬베이스에 업무 평가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ㅋㅋ 이처럼 유저 경험이 중요하고 프론트 성능이 중요한 회사로 갔으면 얻을 수 없었던 감사한 경험이다.
한참 취준일때 AWS 솔루션 아키텍트 면접볼 떄 면접관이 가장 생소한 분야가 뭐냐고 물어봤는데 보안이라고 대답했었다. 왜냐면 SA 시험 점수에 보안이 최저점이었... 그런데 지금 보안회사로 왔고, 올해의 키워드는 보안, 이벤트, 취약점, 위협, 위험, 스코어링, 시그니처, 티켓... 보안 회사로 오지 않았으면 알지 못햇을 개념들과 기반이 되는 로그 수집을 위한 빅데이터 시스템에 대해 배우고 알아가고 있다. 아직 깊이가 없지만 새로운거 배우는거 너무 재밌고 짜릿함. 나야 뭐 배움무새라서 어떤 회사를 갔어도 그곳에서 배우려고 했겠지만 시스템의 펀더멘탈 코드에 접근할 수 있고, 또 llm으로 모르는 부분들은 물어보면서 이해할 수 있어 공부하기에도 매우 좋은 시대라고 생각했다.
(+) 추가로 올해 회사 서비스를 4.0에서 5.0으로 마이그레션 하는 업무에도 참여할 수 있었는데 Angular20+도 접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프론트엔드 시스템의 구조와 하이라키를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기반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도 재밌었다. 마이그레이션은 프롬프트로 가이드를 자세히 작성해서 한번 AI가 작성해준걸 수정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익숙해지니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점점 가이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리뷰 받았던 내용들을 집어넣다보니 견고한(?) 프롬프트가 되어갔다.
라이프
지금 재택 기반으로 일하고 화요일만 팀회의로 출근하는 중인데, 개인적인 워킹맘의 입장에서 최적의 회사가 아닐 수 없다. 아침에 여유롭게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할 수 있는건 아이와 나에게 평화로운 아침을 선물해주는 귀한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이 제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높이고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회사가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악용하는 사람이 많기도 하고 생산성이 출근보다 낮아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포션의 조건이다. 처음 6개월정도는 친구들에게 칭찬만 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역시 알아갈수록 사람이 모이는 조직안에서는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알고 싶지 않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고 갈등도 알게되는데 결국 회사 생활에서 가장 큰 부분은 내 가장 곁에 있는 존재, 팀장,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고 현재 내 생각으로는 좋은 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팀장, 내 선임 뿐만 아니라 팀 모두가 똑똑이+상식적+매너남들이라 감사하다.
밸런스
내년에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게 될 것 같은데 이것도 기대가 된다. 막상 닥치면 힘든 부분이 무조건 생기겠지만 아직은 잘 몰라서 그런지 재미있을 것 같다. 보안이라는 넓은 분야에 다 이해하지 못한 복잡한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공부하고자하면 할 것들은 산더미라 아직 갈길은 구만리지만 우선 올해는 재밌고 좋았다. 지난 4월에 개발자를 다시 선택하길 잘했다-!